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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비하인드] ‘그녀의 사생활’ 김재욱 ‘노출의 정석’, 2019 대세 세심남 완결법

2019. 05.22. 15:43:50

tvN ‘그녀의 사생활’

[더셀럽 한숙인 기자] ‘마초남’이 영화와 드라마를 지배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미디어는 물론 현실에서도 ‘세심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세심남은 뜨겁기보다는 따뜻한 심장을, 근육을 드러내는 허세보다는 내면을 비추는 감각을 충족해야 한다.

2009년 방영된 KBS2 드라마 ‘아이리스’는 이병헌의 제 2 전성기의 시작이자 마초남이 전 장르를 장악하는 시대의 서막이었다. 이후 1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침대에 누워있는 김태희의 얼굴을 감싸고도 남았던 두꺼웠던 이병헌의 팔뚝은 더는 열광의 대상이 아니다.

2019년은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무거운 입과 묵직한 근육보다 소소한 속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세심한 성격이 여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잔뜩 부푼 근육을 보란 듯 드러내는 다소 꼭 끼는 셔츠와 재킷이 아닌 근육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느슨하게 흘러내리는 셔츠가 더 시선을 잡아끈다.

tvN ‘그녀의 사생활’이 9회에서 단 한 차례 3.1%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2%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김재욱이 드라마 부문 출연자 화제성 1위를 2주 연속 유지하는 데는 이처럼 달라진 ‘남성상’이 결정적이다.

지난 2007년 MBC ‘커피프린스 1호점’ 이래로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며 기존 주류 캐릭터와 거리를 둔 김재욱은 ‘그녀의 사생활’에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첫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린 시절 버림받은 트라우마를 간직한 천재화가이자 미술관 관장 라이언 골드 역을 마치 자신인 듯 소화한다.

화가와 관장 언뜻 예술의 영역에서는 동일해 보이지만 직업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 감성과 이성으로 각각 다르다. 감성과 이성, 양면성을 모두 갖춘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나른하게 몸을 감싸는 셔츠가 기대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김재욱의 셔츠는 슬랙스에 혹은 재킷 안에 입어 몸을 조여서 나오는 긴장감이 아닌 아찔한 긴장감으로 라이언 골드의 이중적 면모를 부각한다. 흔하게 선택하는 드레스셔츠가 아닌 목선을 드러내는 오픈칼라 혹은 노칼라 셔츠는 이성적이지만 감성적 내면을 가진 남성성을 표현한다.

외양만으로는 김재욱은 가늘고 긴 전형적인 강동원 스타일의 몸 선을 가진 듯 보이지만 실제 그는 넓고 다부진 어깨를 가진 Y자형의 남성적 몸이다.

김재욱을 전담하는 스타일리스트 지상은 실장은 “의도적으로 목선을 드러내 답답해 보이지 않게 하려했습니다. 따뜻해지면서 슈트보다 슬랙스에 셔츠만 입는 장면이 많아져 셔츠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목선과 가슴 일부를 과하지 않게 노출해 시야에서 근육을 가리고 전체적으로 비율 좋은 몸 선으로 시선이 가게끔 했다.

김재욱의 목 노출법은 셔츠 외 아이템에도 적용된다. 라이언 골드가 가짜 연애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성덕미(박민영)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입은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은 안에 이너웨어를 생략해 스타일리시함과 동시에 고백에 실패한 뒤끝의 서늘함을 더하는 효과를 냈다.

이뿐 아니라 초봄 다소 서늘한 기운이 감돌 때는 셔츠 대신 V 네크라인 카디건을 이너웨어처럼 재킷 안에 연출해 세련된 아웃피트를 완성했다.

세심남은 강한 이미지의 마초남과 한없이 연약해 보이는 꽃미남, 이 두 극단적 이미지를 모두 포함하되 전혀 다른 제 3의 남성상이다. 남성적이지만 지배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고 예쁘지만 유약하지 않은 이미지로 페미니즘이 팽배한 사회가 수긍할 수 있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그녀의 사생활’은 이처럼 남자가 주인공이 세심한 성향으로 설정돼 갈등 없이 그려진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시청률은 미비하지만 로맨틱 코미디 속 ‘남주(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흥미롭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그녀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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