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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읽기] ‘바람이 분다’ 김하늘 감우성 ‘부부 일상복’, 익숙함이 초래한 살기

2019. 05.28. 18:24:44

JTBC ‘바람이 분다’

[더셀럽 한숙인 기자] 결혼 생활은 연애할 때 가졌던 긴장과 환상을 모두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익숙함을 채운다. 서로를 향해 세운 날이 낸 상처는 누구 하나의 몫이 아닌 둘 모두의 아픔이지만 일상 속 진실은 늘 시야 밖에 존재한다.

JTBC 월화 드라마 ‘바람이 분다’는 27일 1회에서 이수진(김하늘)과 권도훈(감우성), 두 인물을 통해 서로에게 익숙해져 자신의 아픔마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상처만 내는 5년차 부부의 생생한 현실을 그렸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 남자와 아이를 갖기를 원하는 여자, 이유를 말하지 않는 남자와 이유를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여자, 이처럼 이들은 가까이하지도 마주보지도 않는 평행선에 서있다. 그러나 어느 덧 닮아있는 부부라는 유대관계가 밴 그들의 별다를 것 없는 일상복은 치열한 부부 싸움에 살기를 더하는 극적 효과를 낸다.

이수진과 권도훈, 각자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이들은 일과 결혼 모두 도전적이거나 긴장감이 있지는 않지만 안정적이다. 극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의 베이지 계열을 중심으로 화이트 블랙 등 무채색 의상은 설렘이나 긴장이 사라진 평범하다 못해 무료한 일상을 담아낸다.

결혼을 꿈꾸는 현재 20대들이 희망사항 일순위일 안정성은 1회에서 나온 데일리룩의 대부분을 차지한 베이지 계열의 따뜻하지만 무심한 컬러로 표현된다.

음식을 앞에 두고 아침부터 서로의 신경을 긁는 이들은 수진의 라이트 베이지를 바탕으로 한 파스텔 배색의 체크 셔츠와 도훈의 라이트 베이지 카디건으로 부부 간 익숙함의 이중성을 표현했다.

이들 부부의 긴장 없는 익숙함은 밋밋한 듯 보이지만 깊이 있는 베이지로 상징화 된다. 수진이 바람을 피겠다고 선전포고 할 때 입고 있는 테일러드 재킷, 도훈이 습관처럼 입는 워크 재킷이 모두 베이지 계열이다.

이처럼 베이지는 그들의 결혼 생활의 바탕색을 형성한다. 여기에 서로를 향해 노골적으로 공격을 퍼부을 때는 화이트가 냉기를 더한다.

아이를 낳는 것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수진과 도훈은 각각 화이트 셔츠와 화이트가 배색된 블랙 니트로 전혀 다르지만 결국 같은 방식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부부의 서슬 퍼런 냉랭함을 시각화 했다. 임신은 물론 유산한 사실조차 남편에게 말하지 못한 수진의 외로움 역시 화이트 셔츠와 카디건의 조합으로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색이 늘 무채색은 아니다. 이혼하자는 수진의 말을 애써 무시하는 도훈의 파스텔 핑크 카디건, 아이가 유산된 후 마음을 추스르려 노력하는 수진의 핑크 슈트는 고민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힐링 코드를 드러내듯 사랑스러운 색감이 오히려 저릿하게 다가온다.

이뿐 아니라 도훈의 파스텔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와 네이비 레드 배색의 타이, 수진의 레드 스트라이프의 네이비 슈트 등 이들의 오피스룩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신뢰의 의미가 담긴 색감으로 인해 사회인으로서 프로페셔널과 거기에 배어든 동지애 느껴진다.

‘바람이 분다’는 부부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지극히 일상적인 부부의 갈등인 듯 보이지만 생사위기보다 더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들에게 밴 ‘익숙함’으로 인해 더욱 살기가 느껴진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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